고객의 양보는 동의가 아니다

처음 적은 날 2026.07.13·마지막으로 고친 날 2026.07.21

고객이 "네, 그렇게 해주세요"라며 편의를 봐주는 것은 동의(consent)가 아니라 양보(concession)다. 화를 내지 않는다고 관계 잔고가 소진되지 않는 것이 아니다 — 오히려 좋은 고객일수록 티를 내지 않다가 어느 순간 차갑게 식는다. 고객의 호의를 기본값·권리로 깔고 움직이는 순간이 가장 위험하다. 호의는 호의지 권리가 아니다.

한 고객사 현장 출장에서 겪었다. 현장이 고객 책임자분의 작업장이라, 그분이 건물 마감 관리 때문에 우리 작업이 끝날 때까지 퇴근을 못 하시는 상황이었다. 팀원들은 문제 해결에 몰입해 밤 9시가 되도록 이 사실을 못 읽었다. 결국 8시 45분에 내가 "더는 책임자분을 잡아둘 수 없다"고 선을 긋고 9시 데드라인을 만들었다. 그분은 화내지 않고 "네, 그렇게 해주세요" 하셨지만 — 바로 그래서 더 조심해야 한다. 이 편의가 매번 당연히 열려 있는 상태를 팀이 기본값으로 여기는 것이 진짜 리스크다.


이어지는 생각: 영업의 책임 — 기다리는 사람의 시간 · 현장 종료 시각은 완성도가 아니라 고객 제약으로 정한다 · 몰입형 팀원의 사회성 갭은 규칙으로 메운다